여행과 맛집 61

[여행 후기] 부산 문현동 달동네 벽화마을

달동네에 들어서면 군데군데에서 무덤을 볼 수 있다. 산자와 죽은자가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세상...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곳곳에 그려진 벽화. 칙칙한 회색 벽보다 훨씬 보기 좋다. 골목마다 특정 주제로 그려진 벽화. 이곳은 물고기와 바다가 주인공이다. 가오리, 돌고래, 복어 등등 여러 물고기들이 푸른 바다를 노닐고 있다. 희망을 띄우는 걸까, 자유를 날려보내는 걸까? 어쩌면 영혼의 자유를 꿈꾸는 것일지도... 누군가와 통화하고, 누군가와 등지고... 목표가 있는 여정은 아름답다. 비록 그 길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걸음일지라도... 훌훌 떠나고싶지만 그렇게하지못하는 현실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상상.. 문 나서면 눈앞에 펼쳐진 바다. 누구나 넓은 세상을 느끼며 살 수 있기를... 때때로나..

여행과 맛집 2008.11.04

[여행 후기]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로 가려면 제주도 모슬포에서 정기여객선을 타는 게 좋다. 근처 송악산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섬에 머무는 시간을 90분 정도 주지만, 정기여객선(왕복 운임 14,000원)을 이용할 경우 돌아오는 배를 골라 탈 수 있는 까닭이다. 오전 10시 모슬포항을 출발하니 25분만에 마라도에 도착했다. 선착장 입구에 자장면 집이 여럿 들어서있고 관광객용 전기자동차가 즐비하다. 섬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는 작은 섬, 마라도. 차를 탈까, 걸을까? 나는 천천히 걸으며 여기저기 색다른 풍광들을 감상했다. 횟집, 마라도분교, 천주교 성당, 기독교 교회, 불교 사찰, 초콜릿 박물관, 등대도 좋았으나 해안에 마려해놓은 나무의자가 무척 좋았다. 왼쪽엔 제주도가 보이고 오른쪽엔 파란 바다가 ..

여행과 맛집 2008.07.01

[여행 후기]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

도쿄 근교의 오다이바해상공원에 가려면, 도쿄의 하마마츠쵸역에서 유리카모메(무인열차)를 타야 한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바깥 풍경사진을 찍고 싶다면 앞쪽으로 승차. 운전석이 없으므로 누구라도 먼저 앉는게 임자임. 조금 달리다보면 왼쪽에 유명한 '레인보우브리지'가 나타난다. 20분 정도 달려, 아오미역에서 내린다.(하마마츠쵸역에서 아오미역까지 요금은 370엔) 바다를 등지고 비너스포트로... 비너스포트는 테마 복합상가. 비너스포트는 진짜 하늘같은 천정이 인상적. 건물은 유럽 분위기로 꾸며져있고, 패션상점을 비롯해 다양한 상점 입점. 온갖 게임기가 마련된 놀이공간도 있다. 취향에 맞는 한두 가지 게임을 해볼 만하다. 이국적인 상품들을 모아놓은 '마라이카'는 한번 둘러볼만한 상점이다. 가운데에는 분수 광장이 있..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진한 평양냉면 [서울 구의동 서북면옥]

40년 전통의 ‘서북면옥’(since 1968). 토요일 오후6시쯤 갔으나, 위치가 좋지 않은 곳임에도 자리가 거의 찼다. 메뉴판 옆에 있는 ‘대미필담’이라는 글씨가 이집 음식 특징을 간명하게 알려주고 있다. 냉면 집에서 먹어줘야 할 편육(10,000원)을 먼저 주문했다. 편육 1점에 무채와 새우젓을 얹어 한입 쏙! 겉으로 보기에 기름기가 덜 빠진 상태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기를 절반 정도 먹으니, 냉면(6,000원)과 만두국(6,000원)이 나온다. 비빔냉면을 한 입 먹어보니, "음- 맛있네." 메밀향이 진하다. 이어 만두국에서 만두 하나를 꺼내 시식. 부추, 두부, 채소로 채운 만두소가 각기 따로 노는 맛. 내 입엔 별로! 하지만 국물은 괜찮다. 주변을 둘러보니 만두전골을 시킨 테..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갯벌장어의 진수 [강화도 선창집]

장어는 단백질과 칼로리가 높아 원기회복에 좋고, 불포화지방산이 성인병 예방에 효과 있다고 알려진 정력식품이다. 또한 장어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콘드로이친은 관절염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장어(長魚)는 글자 그대로 ‘긴 물고기’라는 뜻이다. 장어에는 뱀장어, 먹장어(곰장어), 붕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가 네 가지가 있다. 뱀장어는 민물장어․풍천장어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풍천(風川)은 밀물과 함께 바닷바람이 들어오는 하구를 가리키는 말이며, 경기도 임진강 하구와 전라도 고창 인천강 하구가 대표적이다. 다시 말해 풍천장어는 고창의 특정 지명에서 나온 말이 아니지만, 고창 민물장어가 유명하다보니 요즘에 그리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장어는 자연산이 양식 장어보다 맛이 좋다. 양식은 살이 무..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막국수&제육 [서울 답십리_성천막국수]

‘막국수’는 강원도 지역에 흔한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뽑은 국수에 김치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메밀 반죽을 구멍 뚫은 바가지에 넣고 눌러서 빠져 나오는 국수 가락을 받은 다음, 물에 끓여 간단히 양념하여 먹었다. 그 조리과정이 간단하므로 ‘막국수’라 불렀다. ‘막국수’의 ‘막’은 ‘주저 없이 함부로 또는 아무렇게나’라는 뜻이다. 여름이면 메밀국수가 인기다. ‘모밀’은 ‘메밀’의 잘못된 표현이며, 메밀꽃은 눈 혹은 소금처럼 하얗다. 하여 ‘메밀이 있으면 뿌렸으면 좋겠다’라는 속담도 생겼다. 이는 액운을 물리치고자 집 앞에 메밀을 뿌리던 민속에서 나온 말로, 집에 찾아온 사람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표현이다.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메밀묵과 메밀냉면을 즐겨 먹었다. ..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목살고추장구이 [서울 광장시장 오라이등심]

요즘 한국인이 구이로 가장 많이 즐기는 건 삼겹살이다. 그중 목살 삼겹살은 최고로 인기가 좋다. 지방과 살코기가 적당한 질감을 보장해주는 까닭이다. 하지만 목살만 먹으면 다소 퍽퍽한 경향이 있다. 비계 있는 목살이 순수 살코기 목살보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이유다. 그 목살이 양념을 만나면 새로운 맛을 보여준다. 고기를 양념에 재어두었다가 불에 익히는 제육볶음도 별미지만, 고기만을 냉동실에서 숙성시킨 뒤 불에 굽기 바로 전에 양념을 바르는 고추장양념구이도 색다른 별미다. 서울 광장시장 안에 있는 ‘오라이등심’은 1970년대에 고추장 양념 돼지 목살을 처음 선보인 음식점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목살을 그냥 썰어서 내놨으나 ‘퍽퍽하여 먹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자 이내 고추장 양념에 목욕시킨 오라이(동그랑땡..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소고기 등심 주물럭 [서울 마포 조박집]

일설에 따르면, ‘주물럭 고기’는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즉 공산전투에서 왕건 목숨을 구하고자 옷을 바꿔 입고 출전했다 전사하기 전날, 정성껏 고기를 다듬어 양념한 뒤 왕건에게 바친 게 효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 정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양념한 고기는 이전에도 있었고, 또한 오랜 세월 ‘주물럭’이라는 요리 자체가 단절될 리 없는 까닭이다. 더구나 양념 잰 고기에 많이 쓰이는 ‘주물럭’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그러므로 주물럭 고기의 어원은 1970년대 중반, 마포의 고깃집에서 한 손님이 주인에게 “소고기를 참기름이랑 양념에 넣고 손으로 주물럭거려서 구워보라” 제안한 데서 시작됐다는 설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마포 주물럭’이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이유이기도 할..

여행과 맛집 2008.06.20

[맛집 탐방] 돼지고기 수육 [서울 안국동 별궁식당]

‘수육’이란 본래 ‘삶아서 익힌 소고기’를 이르는 말이다. ‘(물에 삶아) 익힌 고기’라는 뜻의 ‘숙육(熟肉)’의 발음이 ‘수육’으로 변한 것이다. 사실 돼지고기는 물에 넣어 끓일 경우 기름이 많이 나와서 국물 음식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비릿한 냄새도 심하다. 애초부터 돼지를 구워 먹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를 삶아서 건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저런 양념으로 냄새를 없앤 돼지고기 수육은 씹히는 질감이 좋아지면서 담백한 고기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때 아삭한 배추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질감이 상호 보완작용을 하므로, 돼지고기 수육은 보쌈으로 인기가 많다. 자연스레 ‘수육’이란 말은 소고기뿐 아니라 돼지고기에도 쓰이게 됐다. 서울 안국동 별궁식당은 몇 년 사이 청국장으로 알려진 음식점이지..

여행과 맛집 200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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