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설에 따르면, ‘주물럭 고기’는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즉 공산전투에서 왕건 목숨을 구하고자 옷을 바꿔 입고 출전했다 전사하기 전날, 정성껏 고기를 다듬어 양념한 뒤 왕건에게 바친 게 효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걸 정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양념한 고기는 이전에도 있었고, 또한 오랜 세월 ‘주물럭’이라는 요리 자체가 단절될 리 없는 까닭이다. 더구나 양념 잰 고기에 많이 쓰이는 ‘주물럭’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그러므로 주물럭 고기의 어원은 1970년대 중반, 마포의 고깃집에서 한 손님이 주인에게 “소고기를 참기름이랑 양념에 넣고 손으로 주물럭거려서 구워보라” 제안한 데서 시작됐다는 설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마포 주물럭’이란 말이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마포 일대에는 주물럭 고깃집이 여럿 있다. ‘마포원조주물럭’과 ‘마포주물럭집’은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원조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중에 시작했다 하더라도 더 맛나게 만들면 그게 원조보다 나으니까 말이다.
하여간 마포 고깃집에서 내놓는 주물럭은 두껍게 썬 등심을 참기름과 맛소금 및 기타 양념으로 버무린 것이다. 양념 없이 그냥 구워 먹는 생등심보다 육질이 연하고 맛이 풍부해서 인기가 좋다. 그 비결은 양념과 숙성에 있으며, 고깃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조박집>은 마포주물럭집 길 건너편에 있다. 남편 조씨와 아내 박씨의 성을 따서 상호를 지었다고 한다.
주물럭등심(1인분 200g 25,000원)을 주문하면, 먼저 동치미와 국수를 내준다. 고기를 기다리는 동안, 동치미에 국수를 말아먹으면서 속을 살짝 채워주라는 얘기다. 맛은 무난하다. 어떤 이는 동치미 국수 때문에 찾아온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건 좀 과장된 표현으로 여겨진다.
곁반찬은 평범하다. 파채, 무채, 마늘, 야채샐러드...
쟁반에 담겨 나온 고기의 질이 좋아 보인다. 3~4㎝ 두께의 고기는 석쇠에 올려놓으면 금방 익는다. 앞뒤로 살짝 구운 뒤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 저절로 술병에 손이 간다. 술 한 잔 마시고 고기 한 점 집어먹다보니 추가로 주문하게 된다. 그만큼 맛이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blog.kakaocdn.net/dn/bAU2Ie/btq52UmzxgO/zE8SRkn1OGvzkoTvPKU9gK/img.jpg)
*음식 맛: ★★★★☆
*위치: 마포역 1번 출구로 나와 대농빌딩끼고 우회전 30미터.(전화 02-712-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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