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맛집

[맛집 탐방] 막국수&제육 [서울 답십리_성천막국수]

필링박스 2008. 6. 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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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국수’는 강원도 지역에 흔한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뽑은 국수에 김치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메밀 반죽을 구멍 뚫은 바가지에 넣고 눌러서 빠져 나오는 국수 가락을 받은 다음, 물에 끓여 간단히 양념하여 먹었다. 그 조리과정이 간단하므로 ‘막국수’라 불렀다. ‘막국수’의 ‘막’은 ‘주저 없이 함부로 또는 아무렇게나’라는 뜻이다.

  여름이면 메밀국수가 인기다. ‘모밀’은 ‘메밀’의 잘못된 표현이며, 메밀꽃은 눈 혹은 소금처럼 하얗다. 하여 ‘메밀이 있으면 뿌렸으면 좋겠다’라는 속담도 생겼다. 이는 액운을 물리치고자 집 앞에 메밀을 뿌리던 민속에서 나온 말로, 집에 찾아온 사람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라는 표현이다.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메밀묵과 메밀냉면을 즐겨 먹었다. 막국수는 냉면의 일종인데, 메밀에 전분이 많으므로 가루를 내어 국수나 묵 따위를 만들어 먹는다. 또한 메밀은 섬유소 함량이 높고 루틴(rutin)이 들어 있어서 구충제나 혈압강하제로도 쓰인다. 기생충 감염률이 높은 여름에 메밀국수가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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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천막국수’는 답십리에서 꽤 유명한 음식점이다. 평안남도 성천에서 월남한 할머니가 식당을 운영한지 40년 넘었으며, 단골이 무척 많다. 가게는 무척 좁다. 의자 있는 식탁이 2개, 좌식 식탁이 5~6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도 확장하지 않고 그냥 영업하고 있으므로 배꼽시계가 울릴 즈음에 가면 기다리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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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국수정식을 주문을 하면, 동치미 무짠지와 제육을 내준다. 다른 곳에서 ‘수육’이라 하는 ‘물에 푹 삶은 돼지고기’를 여기서는 ‘제육’이라고 한다. 동치미 무는 1년 동안 푹 삭힌 것이라 평범한 입맛을 가진 이는 얼굴을 찡그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집 특유의 매운 양념과 겨자소스를 넣어 버무리면 독특한 무짠지로 변신한다. 그 무짠지에 제육 한 점을 같이 먹으면 정말 별미다. 양념에 버무린 무짠지는 먹을수록 중독성이 있어서 처음에 큰 거부감만 없다면 또 찾게 될 것이다. 마치 푹 삭힌 홍어를 점점 더 찾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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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육을 다 먹을 무렵, 막국수가 나온다. 막국수는 무미에 가까운 맛이라 양념 맛 좋아하는 이라면 비빔막국수를 선택하는 게 좋다. 면의 질감과 맛을 음미하는 사람일 경우엔 아무 양념 없는 막국수를 택하시라. 한편 메밀 함량이 많으면 잘 끊어진다고 하는데, 이집 막국수 면발은 뚝뚝 잘 끊어진다. 여름에는 시원한 얼음물, 겨울에는 따뜻한 면수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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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 한잔에 술안주로 삼을 요량이면 처음부터 제육을 시켜 먹으면 된다. ‘선주후면’이라는 글처럼 나중에 막국수를 시켜 먹거나 생략하면 되고……. 제육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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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답십리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여 사거리에서 좌회전. 육교 나올 때까지 걷다가 육교를 건너가면 됨. (전화 02-2244-5529)

*참조: 오후 9시까지만 영업. 일요일은 쉼.

*음식 맛: 제육은 ★★★★, 막국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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