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편지

찰스 디킨스가 아내에게 딸아이 사망 알리는 편지

필링박스 2021. 6. 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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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소설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완결되었을 때였다. 
그는 큰 인기를 얻어 경제적으로 풍요한 작가였으며, 사랑하는 아내와 많은 자식을 둔 대가족의 아버지였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갑자기 바뀌었다. 
아버지가 사망했고, 연이어 아내 그리고 아홉 번째 아이 도라가 병에 걸렸다.


  다음 편지는 당시 그에게 닥친 두 개의 아픈 슬픔을 담고 있다. 
어린 도라가 집에서 아파 누워있을 때 디킨스는 병든 아내 곁을 떠나 영화배우 극장 기금을 축하하는 만찬에서 사회를 보고 있었다. 
  그때 친구 존 포스터가 그 모임에서 아이의 죽음을 알리는 전갈을 받으러 나갔다. 
가슴 아픈 소식을 들은 포스터는 돌아와서 디킨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질병, 고통, 죽음 따위의 많은 장면들이 우리들 앞에 제각기 그 역할을 하려고 나타나고 있다네. 
그러나 우리가 용감하게 그 속에서 우리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면, 우리의 몇몇 영역에서 감정을 해쳐야 하고, 삶의 투쟁을 수행하는 데 있어 우리 마음을 숨겨야 하는 그런 일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자주 있겠나.”
  다음날, 디킨스는 병약한 아내에게 애정에 찬 편지로 비극적인 소식을 알렸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편지를 아주 천천히 읽기 바라오……”
1851년 4월 15일 화요일 아침
데변셔 시가에서

  사랑하는 케이트,
 이제 당신은 이 편지를 아주 천천히 그리고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오. 
당신이 너무 서둘러서 정확한 이해(약간 좋지 않은 소식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다면 돌아와서 다시 읽기를 바라겠소.
  조금도 아프지 않았던 귀여운 도라가 갑자기 병에 걸렸소. 
그 아이 얼굴에는 완전한 평화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소. 
당신은 조용히 잠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을지는 모르나 나는 그 아이가 매우 아프다는 것을 확신하였고 그 아이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소.
(그리고 여보, 왜 내가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해야 하오?)

  나는 집 떠나는 것을 싫어하고, 여기서 좋은 것을 할 수는 없지만, 여기가 머무르기에 괜찮은 곳이라 생각하오. 
당신은 멀리 있는 걸 싫어함을 잘 알고 있고 당신과 떨어져 있음을 나 자신도 만족할 수 없소. 
  언제나 우리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포스터가, 당신에게 이 편지를 전달하고 당신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내려가오.
  그러나 내가 자주 당신에게 말했던, 우리들의 많은 아이들에 대해, 다른 부모들이 겪은 고통으로부터 결코 면제될 수 없다는 걸 기억해서 매우 침착하기를 바라오.

  그리고 만일 당신이 왔을 때
 “우리 예쁜 아이가 죽었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당신은 나머지 아이들에 대한 의무를 해야 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당신에 대한 위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야 하오.
  당신이 이 편지를 차분히 읽을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의 올바른 행동에 완전한 자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는 
 찰스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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